“Grief, I’ve learned, is really just love.
It’s all the love you want to give, but cannot.
All that unspent love gathers up in the corners of your eyes,
the lump in your throat,
and in that hollow part of your chest.

Grief is just love with no place to go.”

― Jamie Anderson



잠이 오지 않던 어느 늦여름밤,
그저 마음을 달래려 폰을 이리저리 들여다보다가 우연히 Goodreads에서 이 문장을 처음 보았다.
“그리움은 갈 곳을 잃은 사랑이다.”

그 순간 갑자기 서러운 눈물이 쏟아졌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문장은 세상에 이미 널리 알려진 구절이었다는데
그날 밤 내겐 처음 듣는 언어처럼 낯설고도 새로웠다.
마치 내가 오래도록 마음속에 품고만 있던,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누군가가 대신 말해준 듯했다.

그리움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다.
그리움은 길을 잃은, 방향을 잃은 사랑이다.
더 이상 닿을 수 없는 곳이어도 어디든 향해 여전히 나아가려 하는 미완의 사랑의 몸짓이다.

나에게 그리움은
성한씨와 내가 함께 기억하는 준선이에 대한 사랑의 메아리이자
결코 닿을 수는 없지만 여전히 이 세상 어딘가에서 꼭 살아주고 있을 것만 같은 따스한 기운이다.

올해 들어 비로소 나는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그리움은 준선이가 우리에게 남겨주고 간 선물이라는 것을.
성한씨와 내가 준선이를 그토록 분신처럼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그만큼 깊이 슬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리고 내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도 어둠에 머물지 않고, 불행에 잠기지 않고,
신앙의 힘으로 버티며 마음의 문을 닫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또 다른 용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되새기며 매일 마음을 다잡아본다.
오늘도 어제보다 조금 더 노력해봤다.
어제보다 조금 더 마음을 추스려봤다.

사랑은 결코 죽지 않는다.
우리의 사랑은 절대 수그러들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다.
진짜 사랑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그 형태만 바뀔 뿐이다.
우리가 느끼는 그리움은 사랑의 부재가 아니라 사랑의 지속이다.
눈물은 멈춰버린 관계의 흔적이 아니라 여전히 이어져 있는 마음의 기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사랑이 다시 흘러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본다.

사랑이 많은, 참으로 고맙고 또 고마운 둘째 현선이에게. 더 깊고 단단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평생 단 한 번도 사랑을 받지 못해 가엽고 외로웠던 룩이와 버러스에게. 이제는 따뜻한 사람들이랑 평생 행복하도록.
그리고 성한씨에게. 성한씨 나와 같은 마음으로 산산히 부서진 마음을 매일 겨우 추스리며
사랑의 또 다른 형태를 배워가고 있을 테니까.

나는 이 그리움을,
준선이를 향한 나의 사랑을 다시금 움직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소소하지만 소중한 새로운 기억으로.
나의 부모님과 시부모님을 향한 깊은 감사로.
이웃과 타인을 향한 작은 친절과 따뜻함으로.
그리고 일상의 조용하고 감사한 순간들 속에서.

멈추지 않고 사랑을 이어가며 살아가고 싶다.
이렇게 묵묵히, 소소하지만서도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내는게 준선이가 바라던 삶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