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머릿속이 이미 복잡한 날이 종종 있죠.
저는 이제 9학년이 된 현선이가 고맙게도 등교 준비를 혼자 알아서 해줘서 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출근해서 컴퓨터에 로그인을 하자마자 30분, 1시간 간격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각종 회의,
그리고 릴레이 회의 중간중간에 짬짬이 검토해야 하는 브리핑 자료나 SOP,
미뤘던 이메일 여러 개에 오늘 당연히 더 늘어날 이메일 몇 개.
퇴근하면 해야 할 저녁식사 준비까지.
(남편이 잘 챙겨주긴 하지만 개아드님들 오후 산책이랑 현선이 풋볼 라이드도 종종 해야 하고요.)
매일 “오늘은 진짜 집중해서 일하자”고 부르르 다짐하며 하루를 시작하지만
퇴근할 때면 뭔가 빼먹거나 못다 한 일이 있는 것만 같고,
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체 오늘 나는 뭐 한 거지?”
MIT란?
생산성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루틴 중 하나가 MIT, 즉 “Most Important Tasks”입니다.
MIT는 말 그대로 “오늘 꼭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작업 2-3개”를 뜻하는데요,
여기서 핵심은 “가장 시급한 일”이 아니라 “가장 큰 결과를 만들어낼 일”이라는 점입니다.
하루 중 마쳐야 할 일은 많지만 모두가 같은 비중을 가지진 않습니다.
어떤 일은 하루를 완전히 바꿔놓고, 어떤 일은 사실 그날 바로 안 해도 크게 상관없어요.
예를 들어보면:
- 업무에서: “내일 회의 보고서 초안 완성” (이메일 10개 답장보다 중요)
- 가정에서: “아이 학교 서류 제출 마감” (빨래 개는 것보다 시급)
- 개인적으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랑 통화하기” (30분 운동보다 의미 있음)
워킹맘에겐 MIT는 생존 도구 같아요.
일과 육아, 살림을 모두 신경써야 하는 워킹맘은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분 단위로 쪼개서” 써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아이의 등하교, 회의 일정, 가족의 식사와 가사일, 그리고 잠깐의 몸과 마음의 휴식 (너무 사치인가요?;;;).
모든 걸 완벽히 해내려 하면 늘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이고요.
제가 MIT 방식을 도입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불필요한 죄책감이 사라졌다는 것이에요.
하루에 단 2-3개의 핵심 과제만 정해놓고
그걸 끝냈을 때 느끼는 명확한 성취감이 하루를 마무리할 때 큰 위안이 되더라고요.
저는 특히 매일 아침, 그날 해야 할 MIT 중에서도 가장 어렵거나 가장 하기 싫은 일부터 먼저 처리하는 원칙을 세웠어요.
시작은 늘 어렵지만 일단 몰입하면 바로 가속도가 붙죠.
가장 무거운 일을 오전에 끝내버리면 하루가 이미 반쯤 완성된 것 같은 안도감이 들어
기분이 좋아지고, 왠지 그날 하루를 잘 보낸 것 같은 성취감과 보람도 느끼게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그 일은 어차피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미루면 미룰수록 더 하기 싫고 더 부담스럽게 느껴지는데,
오전이 마침 제가 가장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이라 이 방법이 잘 맞았어요.
다음은 제 루틴이자 실전 적용법입니다.
1) 아침 5분, 이메일 확인 전에 MIT 리스트 작성하기
이게 정말 중요한데요,
잠들기 직전이나 아침에 아이 등교 후 (아니면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단 5분만 투자해서 “오늘 내가 해내야 할 일들”을 적어보세요.
저는 일반 공책을 쓰는데요, 플래너도 좋고 Post-It도 물론 괜찮아요.
(요즘 많이 나와있는 플래너 앱, Notion 등을 사용하실 수 있으시면 좋고요.)
핵심은 매일 새 이메일을 확인하기 전에 MIT를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이메일을 먼저 보면 타인의 요청에 휘둘려서;;; 정작 저한테 중요한 일들을 미루거나 놓치게 되더라고요.
(MIT는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끝내는 것임을 잊지마세요.)
다 적은 리스트에서 오늘의 MIT는 딱 2-3개입니다. 중요한 건 일반 To-do 리스트와 분리해서 관리하는 거예요.
예시:
- MIT #1: 보고서 초안 완성
- MIT #2: 팀원 1:1 코칭 30분
- MIT #3: 퇴근 후 아이 풋볼 게임 라이드+팀 간식봉사
일반 To-do 리스트에 20개 항목이 있어도 괜찮아요.
MIT는 그중 오늘 반드시 해내야 할 2-3개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그리고 직장이랑 직결된 MIT 1-2개 선택 후, 나 자신을 위한 개인 MIT 하나를 꼭 포함하세요.
아무리 바쁜 날이라도 내 장기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게 정말 중요한데요,
하루에 30분 독서, 10분 명상, 블로그 글쓰기, 짧은 산책도 좋아요.
소소하지만서도 꾸준한 자기 루틴이 하루하루 재충전하는데에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사실 거창한 건 없고 독서랑 블로그에 글 쓰는 것? 정도이긴 한데요,
제 주변만 봐도 하루에 30분-1시간은 꼭 운동을 하거나 대학원 혹은 자격증 공부하는 동료들이나 친구들이 꽤 많아요.
(저는 작년엔 난데없이 남편이랑 아들이랑 동네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야간 미술 클래스에 등록해서 온가족이 스케칭을;;; 배우기도 했어요. 웃지마세요.)
2) “무엇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들까?” 자문하기
MIT를 정할 때 “내가 오늘 이 일들을 해냈다면, 하루가 완전히 달라질까?”를 스스로 물어보세요.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의미가 있나”로 질문을 바꾸는 게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 받은 편지함 비우기”는 시급해 보이지만,
“팀 프로젝트 방향 결정하기”가 훨씬 큰 영향을 미치겠지요.
3) 인위적 마감시간 설정하기 (파킨슨의 법칙 활용)
MIT를 정했다면 오전 10시까지 끝내기 같은 인위적 마감시간을 설정해보세요.
시간의 압박 때문인지;;;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오전 중에 MIT를 무사히 완료하면 이미 가장 중요한 일은 끝냈기 때문에
오후에 갑자기 들어오는 요청이나 돌발 상황에도 확실히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4) 거절 잘(?)하기
보통 긴 시간 집중해야 하는 작업을 하는 동안엔 누군가가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오거나
갑작스런 미팅이나 화상통화 요청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럴 때(급한 요청이 아닌 경우) 이 MIT 법칙을 염두해두면 거절하기가 좀 더 쉬워집니다.
“제가 지금 마감 작업 중인데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I’m in the middle of a priority; can I get back to you when I come up for air?”)
정의상 MIT가 아닌 모든 일은 덜 중요합니다. 이 명확한 기준 하나만 있으면 불필요한 방해를 줄일 수 있어요.
5) 하루 마무리: 체크와 회고
모든 걸 다 못했더라도 괜찮아요!
MIT 중 하나라도 해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낸 것입니다.
저는 항상 퇴근하기 전 (컴퓨터에서 로그오프를 하기 직전에)
아침에 만들어 둔 MIT 리스트에 체크 표시를 하면서 “오늘 내가 마친 일”을 눈으로 확인하는데요,
이렇게 하면 두뇌에서 작은 보상을 느낀다고 해요.
완료 표시를 하는 순간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다음 날 아침에도 MIT를 정하고
계속 MIT를 실천하고 싶은 동기를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퇴근 전, 내일의 MIT도 미리 적어두는 방법도 너무 좋아요.
물론 아침에 출근해서 다시 수정하면 되고요,
일단 이렇게 하면 하면 하루와 하루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고
이튿날 훨씬 수월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전문가들이 말하는 MIT의 힘 (+워킹맘 필독 도서추천)
제임스 클리어 (Atomic Habits 저자) “작은 명확함이 큰 혼란을 막는다.”
MIT는 매일의 작은 명확함을 제공합니다. 그게 습관으로 쌓이면 결국 인생 전체의 방향을 명확히 잡게 됩니다.
칼 뉴포트 (Deep Work 저자) “”최상의 성과를 내려면 한 가지 일에 온전히 집중하며 방해받지 않고 오랜 시간 일해야 한다.”
MIT를 정하는 건 집중력을 낭비하지 않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하루에 수십 번 “다음에 뭘 해야 하지?”라고 고민하는 대신, 이미 정해진 2-3개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데이비드 알렌 (Getting Things Done 저자) “작은 일을 하면서도 큰 그림을 생각해야, 작은 일들이 모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MIT는 바로 이 “올바른 방향”을 매일 확인하게 해주는 도구예요.
제게 MIT는 하루의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 같아요.
워킹맘의 하루는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죠.
그중 단 3가지만 제대로 선택해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봅니다.
모든 일을 완벽히 해내지 않아도 괜찮고요,
가장 중요한 일을 해냈다면 그 하루는 이미 성공한 하루입니다.
저도 처음엔 “고작 3개?”라고 생각했는데요,
꾸준히 실천해보니 이 3개가 하루를, 한 주를, 결국 한 해를 바꾸더라고요.
그리고! 연구에 따르면 끝없이 긴 할일 목록을 계속 보는 것이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증가시킨다고 해요!
앞으로 매일 MIT 3개에만 집중하셔서 이런 심적 부담에서 벗어나세요.
루틴 실천 챌린지
오늘 잠들기 전, 혹은 내일 아침에 MIT 3가지를 적어보세요:
- 한 가지는 일 (e.g. 보스 대신 브리핑해야 할 부분 마스터하기)
- 한 가지는 가정/가사일 (e.g. 이불빨래, 강쥐들 사료 오더하기)
- 한 가지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것 (e.g. 남편이랑 현선이랑 다 모이면 한국 양가부모님 전화 드리기)
미국 생산성 전문가들은 3×5 인덱스 카드나 David Seah의 “Emergent Task Planner“를 활용하던데
MIT를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실 거예요. (PDF를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를 첨부했으니 꼭 한 번 보세요.)
우리 워킹맘 동지분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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