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특이한 8학년 아들의 도시락


올해 8월이면 벌써 9학년 고등학생이 된다고 들떠있는 13살 아들래미 현선이의 점심 도시락입니다.

모양새가 볼품없지만서도 본인은 좋다고 잘 먹는 닭가슴살이랑 군고구마입니다.

풋볼 사랑이 여전해서 8학년 선수들 대상으로 하는 고등학교 풋볼 freshman 팀 봄 훈련이 이번주면 시작하는데
(varsity 팀은 아니고 9학년 팀이 따로 있다 해요. 9학년이면 아직 한참 초보+애기들이라고
상급생들 팀인 varsity 팀이랑 분리되어 있고 1년내내 훈련이랑 시합을 모두 따로 하다가
10학년으로 올라가면서 varsity 선수로 선발되는 절차가 있다고 하네요.)
그 훈련 프로그램을 잘 마치고 싶다며 미리 몸무게 조절을 한다고 요즘 나름 신경쓰고 있어요.
게다가 2주 전부터는 사순절을 맞아 세상에서 젤로 사랑하는 양념 치킨이랑 비디오 게임을 절제하겠다고 선포해서
의도치 않았지만 얼떨결에 체중감량이 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매일 학교에 도시락 싸면서 함께 싸가던 주전부리+저녁 후식으로 먹던 아이스크림을 주중에는;;; 모두 끊고
주말에만 소량 먹는 걸로 식단을 바꿨어요.

미리 재워놓은 닭가슴살 굽고, 매주 주일 저녁에 구워놓는 군고구마를
아침마다 오븐에 다시 데워서 보온병에 담아서 가져가요.
닭가슴살은 대략 2-3일 분량씩 준비해놓고, 소진하면 제가 주중에 저녁 만들면서 한 번 더 준비해주고요.

어려서부터 먹는 거 좋아하고, 뭐든 잘 먹고, 베이킹이랑 요리에 관심이 많더니
중학생이 되고는 무려 새벽에 6시 45분에 스쿨 버스를 타야 하는데
6시부터 일어나서 이렇게 본인 도시락도 준비하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못 일어나는 날도 있어서;;; 그런 날엔 혼자 챙겨서 가요.)

6학년부터 사춘기가 일찍 온 듯 말수가 급격히 적어지더니
어느날은 갑자기 학교에 오지말라고 하고 (“엄마는 내 친구들한테 인사를 해서” 곤란하니 앞으로 발룬티어하러 오지 말라고 ㅋ),
밖에서 엄마를 보면 본척만척 하기도 하고 (멀리서 보이면 절대로 이름 부르거나 손 흔들며 인사하지 말라고;;;)
아무튼 코메디도 아주 그런 코메디가 없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본체만체하지는 않네요.
평소엔 무뚝뚝하다가도 식구들 밥 먹을 땐 또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어요. 틴에이져가 아빠 엄마랑 대화해주는게 어디인가 싶어 살짝 감지덕지 중입니다.

다만… 현선이가 어제 오전에 성당 가는 길에 분명히
미사 드릴 때 친구들하고 앉겠다고 한 걸 제가 완전, 홀라당 잊고 옆자리에 떡하니 붙어 앉았더랬…
상황을 인지하고 바로 다시 일어나 다른 줄로 옮기려던 찰나에 친구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앉는 바람에
8학년 남자애들만 쭉- 앉은 줄에 웬 아주머니 한 명이 함께 앉아서 미사를 드렸네요.
친구들이랑 멋지게 ㅋ 본인들끼리만 나란히 앉고 싶었을텐데 엄청 미안하더라고요?

중학생 두신 학부모님들… 혹시 저만 이런가요???

우리 중딩 아드님들 모두모두 안녕들 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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