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2023년 2월에 한국에서부터 뱅기 타고 미동부까지 온 버러스(Butters)라고 합니다.
진도믹스견이고요, 이래뵈도 진돗개 혈통이라 용맹하기가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
의외로(?) 저희 아빠가 제 사진을 본 순간 영감을 받아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고 본명은 Butterscotch입니다.
(다만 저는 남자입니다! 아부지… 왜 그러셨나요.)
자신감, 존재감, 탐구심, 호기심… 모두 다 제 미들 네임입니다. (여기까진 울 엄마의 생생 증언.)
다만 사람들을 극도로 무서워해서 아직 식구들한테도;;; 안 와요. (울 엄만 항상 할많하않이라 하시지만 오늘은 일단;;; 제 소개만 먼저 간단히 해드리는 걸로!)
산책 어마무지 좋아하고 (하루 최소 3번이요 — 저 오고 울 엄마 살 빠지실 뻔), 뒷뜰에서 뛰뛰하는 거 하루종일 할 수 있고요 (아빠가 들어오라고 부르심 슬퍼요), 간식으론 군고구마, 사과, 바나나, 블루베리, 병아리콩, 오트밀, 그리고 계란 너—무 좋아해요.
원래 첨 우리집으로 왔을 땐 엄마가 집밥만 해주셨는데 한 석 달 되었나? 어느날 제가 사료를 끊었다고 (집밥이 있는데 웬 사료를 굳이?) 거부했거든요. 그랬더니만 우리 아빠가 앞으로 그럼 외출하고 그럴 때 문제가 된다고 사료는 먹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셔서 할 수 없이 집밥이랑 사료 반반 이렇게 먹고 있어요.
(저 버러스가 젤로 좋아하는 메뉴는 한식~ 소고기 무국이랑 미역국이랑 닭죽입니다!)
아빠 엄마는 한국 구조단체에서 한 살 반이라고 확신하신대서 그 말만 듣고 입양을 결정하셨다는데 제가 여기 와보니 수의사분들마다 손사래를 치시며 각각 최소 세 살이다, 이 정도면 (제가 왜요;;;) 일반적으로 4-6살 사이이다 막 그러셨고요,
가장 최근인 작년 11월엔 기침감기로 병원에 다녀왔는데 거기 할아버지 원장님* 말씀은 치아상태, 심장박동수랑 기관지 상태, 폐활량 등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보아 적어도 8살은 되어보인다고 하셨네요.
울 아빠 엄마는 개아들들이랑은 오래오래 건강히 행복히 살자고 부득이하게도 노견은 피하셨다는데… 제가 얼떨결에 많이;;; 성견인 거죠.
평생 바깥에 묶여 살며 학대를 받았다고, 수시로 발로 채이고 얻어 맞아서 미간 바로 위엔 두개골 골절 흔적까지 있다고 ㅠㅠㅠ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그래서 그런가 아빠 엄마랑 집안대소사 및 집안살림 공부할 때 어떤 건 무지 빨랑빨랑 배우고 어떤 건 지금 24개월째 감을 전혀 못 잡고 있고, 아주 살짝 엉뚱하고, 뭐가 뭔지 잘 모르고… 그렇긴 해요.
그러니까 제 발이 뭐랄까 약간 특이하구 쵸큼 못 생겼더라도 (삐뚤삐뚤 삐죽삐죽 못나서 귀엽다고) 넘 웃지는 마시고요,
앞으로도 쭈욱 맨날맨날 온동네 마실 다니고 뛰뛰 많이많이 하면서 우당탕 우헤헤 즐겁게 지내도록 하겠으니 날로 반짝반짝 귀염귀염해지는 모습 이쁘게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희 엄마는 저더러 살아있는 곰돌이 인형이냐고…)
사진에는 잘 안 나왔지만 2년 전 같은 구조단체에서 같은 날 입양된 제 칭구는 이름이 룩(Rook)입니다.
룩이도 누렁이인데 저보다 아주 약간 더 진도진도하지요???



(*동네 병원이긴 하지만 나름 여기 디씨 부근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 병원이라고 해서 작년부터 다니기 시작했어요… 살짝 거창하지만 백악관 지키는 K9부터 각종 연방정부 부처와 특공대 등에서 활동하는 멍무이들 건강을 도맡아 관리해주는 공식지정 병원이기도 한데 어쩌다 처음으로 (원장님이 갑작스레 호출되신 토요일에) 저희도 들러리로;;; 원장님 진료를 받았거든요.
그 분이 버러스 나이를 콕 찝어 진단을 해주시니 뭐랄까, 할 수 없이 기정사실이 된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너무너무 가엽고 미안하더라고요. 그 긴 세월을 수시로, 끊임없이 폭행을 당하며 살았다니. 그 작은 몸으로 평생 그 얼마나 두렵고, 괴롭고, 얼마나 아팠을까요. 왜 사람들은 이리 매정하고 잔인할 수도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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